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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신경질적으로 난 혜빈이부터 동물이나 소설의"우리에게는 Planet B(제2의 지구)가 없기에, Plan B(플랜 B)또한 없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유명한 표어 중 하나입니다. 끊임없이 생산하고 끊임없이 성장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떤 플랜 A를 선택해야 할까요? 유일하고 유한한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행성으로 만들기 위한 지구를 위한 플랜 A를 제안합니다. <기자말>
[그린피스 신민주 캠페이너]









▲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남광토건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탄핵 투표가 가결된 뒤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 이정민




인천실매물 8년 전, 지금의 날씨와 비슷한 정도로 추웠을 무렵 광화문 광장에 있었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집회에 나왔고, 나는 그중에서도 '페미존'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었다. 페미존은 젊은 여성주의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집회 내 구역 중 하나였다.

많은 사람이 그때의 일을 우리은행 전세안심대출 아름다운 사건으로 기억한다.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한 사건이자,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한 목소리로 불의한 대통령을 쫓아냈던 사건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 곳에는 분명 아주 밝지만은 않은 일들도 벌어졌다. 대부분은 대통령의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이었기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여성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 대부중개수수료 '미스 박', '아녀자', '~년'등 내가 기억하는 용어들도 수십개다. 여성 비하 표현을 사용하여 노래를 만든 가수와 그 노래를 무대에 올리려고 했던 시도도 있었다. 광장에서 성추행 피해자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했다. 그 결과로 집회 내 안전한 구역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와, 안전한 구역을 만드는 것을 넘어 집회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펼쳐졌다 4대보험 .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페미존'이다. 페미존에 모인 젊은 여성주의자들은 여성 비하 표현을 사용한 발언자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문자 총공(총공격)을 하여 주최 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몇몇은 성공했고, 몇몇은 실패했다.
그 공간의 기억은 나에게 크게 남았다. 그건 '박근혜 퇴진'이라는 단일한 구호 아래에 얼마나 많은 다양성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집회에 나갔고, 집회 현장에서 두 가지를 굳게 믿기 위해 노력했다. 하나는 내 인생의 탄핵 시위는 이것으로 마지막일 것이라는 점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 받는 세상이 탄핵 이후 열릴 것이라는 점이었다.

왜 여성혐오는 광장 안팎에서 반복될까?










▲  계엄령 이후 수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에 모였다.


ⓒ 그린피스




그로부터 8년 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그것도 계엄령이라는, 역사책에서나 보던 사건으로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다시는 탄핵 집회 같은 것에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또다시 탄핵 집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8년 전 집회에서 마주친 문제를 다시 한번 만났다.

집회에서는 대통령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동등하게 존중받지는 못했다. 젊은 페미니스트 활동가가 무대에서 발언을 시작했을 때, 일부 사람들은 야유를 하거나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울산에서 열린 집회에서 10대 남성이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을 폭행하여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성폭력 2차 가해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집회를 준비하는 가장 큰 단체 중 하나의 대표자를 맡고, 또 다시 연단에 설 기회를 얻었다.
젊은 여성이 많이 집회에 참여했다는 점이 소비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나는 과연 젊은 남성들이 이 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면 "SNS에 전시하기 위해 집회에 나간다"라는 말이나 "빠순이"라는 말을 들었을지 의문스럽다. 한 철학과 교수는 '20대, 30대 남성들에게 알려주려고 정보를. (집회에) 많이 나온대 여자분들이"라고 팟캐스트 방송에서 말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집회에 나온 2030 여성들을 한 명의 정치적 주체로 보지 않고 남성의 연애 대상으로 보는 말들은 셀 수 없이 오랜 역사에서 반복된 문제였다.
윤석열과 함께 탄핵해야 하는 것들
2030 여성들이 가지고 나온 응원봉, 국회 앞에 재생된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 재치 있는 깃발들은 시위 문화를 새롭게 구성하는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성차별, 성폭력 등 이들이 호소하는 문제들이 종종 충분히 무겁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왜 이런 문제는 반복될까? 여전히 누군가는 세상에 덜 중요한 문제와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믿는다. 더 중요한 문제라 여겨지는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장에 덜 중요한 문제라 여겨지는 것들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윤석열 탄핵은 더 중요한 문제로, 그 외의 문제는 덜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실, 윤석열 탄핵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단 하나의 이유를 가지고 그곳에 가지는 않았다.
탄핵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계엄령만이 아니었다. 25번의 거부권, 복지 예산 삭감, 기후위기에 대한 안일한 대응, 사회적 참사에 대한 책임 회피 등. 계엄령 이전부터 이미 여러 문제가 존재했다. 한편으로, 개개인들이 그곳에 모인 개인적인 이유들도 있다. 치솟은 물가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존중의 결여, 더 나은 자연환경에서 살고 싶은 마음 등.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일이라면, 이 모든 것은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아주 다양한 이유로 그 공간에 나왔다면, 그곳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 '윤석열 탄핵'만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그것보다는 더 많은 것을 얻을 권리가 있다. 계엄령 이후 파괴된 일상을 되찾는 과정은 계엄령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퇴진시켜야 하는 것은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심화된 불평등과 후퇴한 기후정책들, 여성혐오와 질 나쁜 일자리이기도 하다.
'윤석열 탄핵'에 대한 이야기만을 허용하는 광장에서는 '윤석열 탄핵'만 이루어낼 수 있다. 우리가 완성시킬 민주주의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포괄해야 한다면 왜 개개인이 그곳에 모였는지 이유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이야기를 위해 존중은 필수이다. 평등한 집회 현장을 만드는 것도 존중의 방식으로 채택되어야 한다.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힘










▲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전국 296개 여성단체와 개인 1726명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제공




그럼에도, 나는 지금의 집회가 8년 전의 시간에 멈추어 있다고 평가하고 싶진 않다. 우리가 바꾼 것들도 역사 속에 올바로 기억되어야 한다. 평등한 집회를 위한 모두의 약속문이 연단에서 읽혔고, 수많은 성소수자 단체들과 장애인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단체들, 페미니스트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안되었다.

우리는 분명 8년 전보다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그건 8년전 페미존을 만들었던 사람들과, 지금 변화를 요구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2월 14일, 국회는 마침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이제 탄핵 이후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할지 본격적인 고민을 이어 나갈 시기가 되었다. 나는 그 방법도 이번 집회에서 꼭 기억되어야 하는 일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임을 믿는다.
생업때문에 현장에 나오지 못한 시민들은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마실 수 있도록 커피를 선결제했고, 집회를 주관하는 단체에 후원 릴레이가 이어졌다. 젊은 세대와 함께하기 위해 열심히 '다시 만난 세계' 노래를 배웠던 기성세대와, 가요가 아닌 민중가요도 광장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젊은 세대들이 있었다. 어린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여해야 하는 부모들을 위해, 여행으로 쓰려고 계획했던 비용을 털어 아이와 부모가 쉴 수 있는 버스를 대절한 또 다른 부모도 있었다. 우리가 광장에서 본 것은 충돌이기도 했지만, 포용이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힘인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배제와 배척이 아닌 포용을 선택해야 한다. 모두가 동일해져야만 같은 것을 주장할 수 있다는 믿음은 착각에 불과하다. 오히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서로 다른 개인적인 바람들이 포용될 때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생태계와 민주주의와 많은 존재의 삶을 지탱해 왔던 것은 단일함이 아닌 다양함이었다.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넘어,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꺼낼 때이다. 지금의 시간이 정치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서 있는 광장은 민주주의의 최종 종착지가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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