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5-03 00:27
"집이 무너지고 있다"…'추적60분' 도심 속 지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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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6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는 인천의 한 아파트. 아파트 벽체에 금이 가 철근이 드러나고, 주차장 지반이 일부 내려앉아 차량이 저절로 움직인다. 서울에 위치한 한 다세대주택은 건물이 기울어지면서 배수관이 터져 물이 새는 바람에 집 안 곳곳이 곰팡이로 뒤덮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거지 인근에서 대규모 공사가 시작된 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안락한 주거 공간이었던 집이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공포가 됐다는 이들은 많았다. 최근 5년간 굴착공사 등으로 인해 도로가 내려앉는 등 지반 침하가 발생한 경우는 서울시에서만 3천95건. 특히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의 경우 지반 침하로 인해 건물이 무너져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상당수 건설사들과 관계당국이 이 같은 주민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데. 3일 빙송되는 '추적60분'에서 그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추적60분' [KBS ]

■ 아파트가 기울어지고 있다…원인은 지하터널 공사?

3년 전부터 지반이 내려앉기 시작했다는 인천의 한 아파트. 현재는 주변 지반에 비해 최대 20cm가량 지반이 내려앉았다고 한다. 아파트 벽면에는 3cm 이상의 균열이 생겼다.

'추적60분'의 취재 결과, 문제가 생긴 건 이 아파트뿐만이 아니었다. 아파트 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상가 건물도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아예 건물과 주차장 땅 사이가 갈라져 2m 가량의 깊은 균열이 생겼다. 인근의 교회 역시, 붕괴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주민들은 지반침하로 인한 건물 균열 등의 문제가 생긴 건 지난 2017년 완공된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지하도로’의 지하터널 공사가 시작된 이후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건물에 충격이 들어오는 소리 있지 않습니까. 딱 소리가 난다든지 뭐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든지 그럴 때마다 이런 균열이 나타나니까.” “두렵죠 이제 공포죠. 여기 같은 경우는 무너지게 되면 아파트 전체가 한쪽으로 넘어질 텐데요.” A 아파트 주민들은 공포감을 드러낸다.

■ 도심 지반침하의 원인, "안전은 뒷전, 공사는 싸고 빠르게?"

'추적60분'은 한 때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감독하는 등의 업무를 하는 감리사로 일하다가 권고사직 당했다는 한 남성을 만났다. 1년 전, B 건설사가 시공하는 아파트를 감리했다는 감리사. 당시 공사 현장에 지하수가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하수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차수성’이 높은 흙막이 공사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건설사에 의견을 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건설사는 결국 차수성이 떨어지는 흙막이 공사를 했고, 이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는데. 그에 의하면 지반침하는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건설사들의 무리한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민들이 늘어나는데도, 뾰족한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유치원은 지난해 9월 인근에서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 후, 건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하자 지자체에 민원을 넣었다. 그런데 지자체가 올해, 한 계측업체를 통해 낸 보고서에는 해당 건물이 ‘안전하다’는 믿을 수 없는 평가가 기록돼 있다는데. 무슨 이유였을까.

“나중에 큰 문제 발생한다. 권유를 계속했어요. 단장에게도 계속 얘기했고 현장 소장에게도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이주 후에 권고사직으로 사직됐습니다. 그 이후에 정신적 스트레스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전 B건설사 시공 아파트 현장 감리사의 말이다.

'추적60분' [KBS]

■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현재 임시로 마련한 월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김재성 씨 가족. 그는 2016년 KBS '소비자리포트'에 출연해 주택 지반침하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당시 한 대형 건설사가 집 인근에서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한 후 건물이 기울어지면서 수도 배관이 파열돼 물이 샜고, 그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추적60분'이 다시 찾은 김 씨의 집 내부 상황은 더 심각해져있었다. 집안 내부는 온통 검은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고, 아예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 그런데 김 씨는 왜 방송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건설사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심지어 해당 건설사는 아파트 준공 승인을 받은 후, 공사 기간 동안 잦은 민원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김재성 씨 가족을 고소한 상황이라는데.

송봉준 변호사는 “소송으로 가면 이상적으로 보더라도 절대 대형건설사는 손해 볼 일이 없는 거죠. (소송)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기대하는 것은 피해자들이 지칠 수 있다는 거죠. (그 때 피해자에게)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릴 텐데 소송이라는 힘든 길을 가시렵니까? 이거 받고 마시죠(라고 제안하는 거죠)”라고 지적한다.

3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KBS 1TV '추적60분'에서는 도심의 대규모 공사로 인해 주택 붕괴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사례를 취재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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