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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4월 수출입 동향

IT기업·中스마트폰 수요 ‘정체’

반도체 수출 13.5% 줄어들어

석유화학도 수출단가 떨어져

양적증가 불구 마이너스 기록

사드이후 對中수출도 회복못해

전문가 “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수출부진 원인”

우리나라 수출이 5개월 연속 역성장을 하며 수출 침체 장기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울한 진단이 나오고 있다. ‘V자형’ 반등이 아닌 ‘L자형’의 장기 침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반도체 등 특정 주력품목에 편중된 산업구조와 대(對)중국 의존도를 탈피하지 못하면 이 같은 수출 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는 4월 수출 전체 물량은 증가(2.5%)했지만 반도체 단가 하락 및 수요부진, 중국의 경기 둔화 지속 영향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13.5% 줄어든 반도체는 단가 하락을 포함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과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정체가 부진을 초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5.7%) 역시 수출물량은 증가(7.6%)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및 미국발(發) 공급물량 확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근 2개월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수출 물량은 4월에 2.5% 증가했지만 수출 단가는 지난해 말 3.2% 감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감소 폭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며 반도체 분야를 뺀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은 수출이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으로의 수출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얼핏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나타났던 19개월 연속 수출 역성장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는 신흥국 경기침체와 초저유가 상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이후 포문을 연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여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무역보복도 우리 수출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주력품목의 단가 하락이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파업 및 신형 스마트폰 단종 등도 부분적 이유로 지목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보다 산업구조 개편에 실패한 원인이 더 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보인 점은 수출부진이 외부의 영향 때문만이 아님을 방증한다. 한국과 하루 차이로 발표한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13년 이후 최대였으며, 지난 2월 미국의 수출이 2.6%, 중국 수출이 14.3% 증가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의 원인이 내부에서 초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부진은 반도체 분야의 영향도 크지만 결국 산업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회복하지 않고는 수출 불황 장기화 극복 역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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