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4-29 12:55
[사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싸움,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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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적 이해득실 따른 공수처·선거법
국민 이익 우선한 협상안 다시 만들라
낯뜨겁고 민망한 ‘폭력 국회’가 재연됐다. 욕설과 고성, 몸싸움이 난무하고 못을 뽑을 때 쓰는 속칭 ‘빠루’와 장도리 같은 연장도 등장했다. 지난 주말 열린 자유한국당의 장외 집회에선 ‘독재 타도’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대화와 협치 대신 폭력과 투쟁의 폭주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정치판을 보는 국민들은 착잡하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지정키로 합의한 게 결국 엄청난 파장을 불렀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밀어붙이는 쪽도, 막는 쪽도 국민의 이익이나 민생은 안중에 없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기 정당과 정파의 이해득실만 따질 뿐이다.

애당초 3개 안건은 서로 연계처리해야 할 성질의 법안도 아니다. 그런데도 공수처법의 제정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선 청와대·민주당과,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의 강화를 통해 현재의 양당 구도를 깨고자 하는 군소정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연계 처리가 추진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수처법은 알맹이에 해당하는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이 기소 대상에서 빠지면서 ‘무늬만 공수처법’이 돼버렸고, 선거법도 비례성 강화라는 측면만 부각되면서 의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난수표 같은 법안을 만든 것이다.

공수처법이든, 선거법이든 최종적 정책 소비자이자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최대 공약수를 찾는 게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은 생략한 채 밀실에서 자기들 입맛대로 손질해 놓고,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고 밀어붙이려다 결국 폭력사태로 발전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국당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적극적으로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고,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다 패스트트랙 지정이 코앞에 닥치니 육탄저지에 나섰다. 이러고도 제1 야당이란 말인가. 모두 무책임 정치의 극치다.

무엇보다 한동안 사라졌던 폭력 국회를 재연시킨 1차적 책임은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와 지도부는 자기들 입맛대로 갈 길을 정해 놓고 이에 반대하는 의원에게 ‘당론 투표’임을 앞세워 찬성 투표를 강요했다. 이에 불응하자 다른 의원으로 대체하는 사보임이란 편법까지 동원해 당내 반발과 역풍을 불렀다. 독재·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지금 국민들은 생업의 위기마저 느끼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국민의 상처를 보듬기는커녕 민생은 뒷전으로 내몰고 정파적 이해에 눈이 어두워 밀실 협상 법안 처리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지금이라도 여야는 냉정을 되찾아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재개하기 바란다. 정파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이성적인 새 해법 도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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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7년 공개한 커브드 QLED TV 'Q8' 75형. 삼성전자 제공

한때 ‘미래형 TV’로 각광받던 커브드(curvedㆍ곡면)TV가 2년 뒤 완전히 단종된다는 예측이 나왔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제조사들이 2017년 커브드TV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예상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커브드 PC 모니터가 매해 판매량을 200만대씩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예상된 몰락…거실에 맞지 않아 소비자 외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이달 초 발표한 자료에서 2021년 이후 커브드TV 판매량이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861만대로 전체 TV 판매량의 3.8%까지 차지했던 커브드TV 점유율이 2년 만에 반토막(1.95%) 난 이후 예상된 결과다.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6% 떨어진 233만대, 내년엔 그보다도 73% 하락한 63만대 수준으로 예측된다.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평면TV를 대체할 프리미엄 제품으로 커브드TV가 처음 공개된 지 8년 만에 ‘사망 선고’가 내려지는 셈이다.

사실 커브드TV의 ‘몰락’은 예상된 일이다. 처음 출시됐을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표 제조사에서는 높은 몰입도와 화질을 커브드TV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디스플레이 정면에서 TV를 시청할 경우에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이었고, 측면에서 볼 때는 화면이 반사되거나 명암비 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여러 명의 가족이 함께 모여 시청하는 ‘거실 가전’ 특성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생산 비용이 높아 같은 크기 평면TV보다 가격대가 높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렀다. 2017년 소니와 LG전자가 커브드TV 신제품 출시를 중단한 이후에도 2년간 신제품을 내던 삼성전자마저 올해부터는 국내 시장에 커브드TV 신제품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에서 공개한 커브드 QLED 게이밍 모니터. 삼성전자 제공

◇게임 등에 업은 커브드 모니터 승승장구


커브드TV가 단종 수순을 밟는 것과 달리 PC용 커브드 모니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C모니터는 TV와 비교해 가까운 정면에서 혼자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커브드 모니터 판매량은 최근 3년간 매해 200만대씩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글로벌 모니터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6년 2.3% 수준에서 지난해 5.4%로 훌쩍 뛰어올랐다.

업계에서는 3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나 듀얼 모니터 등 게임용 모니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몰입감이 높은 커브드 모니터가 주목을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통 1m 남짓 거리에서 사용하는 PC 모니터 특성상 평면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커질수록 전체 내용을 한눈에 담기가 어렵다. 모니터 가장자리에 사각지대가 생겨 이를 보기 위해서는 계속 눈동자를 움직여야 해 피로감도 높아진다.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등 장시간 화면 전체를 주시해야 하는 1인칭 슈팅게임(FPS)의 인기도 커브드 모니터 인기에 한몫 했다.

한 전자 업계 관계자는 “모니터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도 게임 환경에 최적화한 커브드 모니터 실적은 계속 좋은 편”이라며 “일찌감치 커브드TV 사업을 정리한 주요 제조사들이 최근 게임 특화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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